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난은 사랑을 알게 한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인간, 자연, 동물 등을 통해 많은 사랑을 느낀다. 그 사랑은 마음껏 나타낼 수도, 조금은 감출 수도 있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아무 말도 없이 인간의 정을 그리워 하는 것이 난이다. 인간에게 길러지는 식물은 오직 인간의 사랑을 기다리며 그 사랑을 답하며 살아간다. 난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정을 쏟고 사랑을 준 만큼 길러진다. 난을 사랑하는 것을 배움으로 우리는 사랑을 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이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움 중에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더욱 맑게 꽃이 피고 향이 맺히는 것이다. 난은 서가에 꽂혀있는 책 제목처럼 살며 사랑하며 배우게 하는 말없는 스승이어서 나는 난이 좋다.
난이 주는 아름다움
난은 늘 푸르다. 늘 푸르므로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소나무와 같은 절개를 지닌다. 그리하여 사군자의 하나로 칭송받아 오지 않았는가? 사군자가 나타내는 절개는 선비의 도리다. 선비란 목에 칼이 들어가도 자신의 뜻과 지조를 버리지 않음을 뜻한다. 뜻과 지조를 지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를 안다는 것이다. 도리를 안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가치를 안다는 것이고 살아가는 가치를 안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정도(正道)를 아는 것이다. 우리는 난을 통하여 이러한 인간의 도리를 배울 필요가 있다.
모든 물체에는 스스로 내는 향(香)이 있다. 돌 부스러기, 물까지도 향을 느끼게 한다.
향은 그 물체가 내는 품위이다. 사람에게 있어서는 품위, 품격 즉 인격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인간은 도(道)를 아는 사람일수록 향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서둘러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느낌만으로도 진실을 알 수 있게 한다. 일찍이 공자는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차 향기 그윽한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그와 함께 지내면 비록 그 향기는 맡을 수 없지만, 자연히 그에게 동화되어 착한 사람이 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난에는 배움의 아름다움이 있다
사람에게 배우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배움은 새로움을 가져오는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난은 자기 스스로 좋아서 선택한 길이다. 그러기 때문에 배우고 그것을 응용하는 일은 매우 즐겁게 행해진다. 배움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난은 배우는 아름다움과 겸손을 가르친다. 난을 통하여 생명의 신비로움을 배울 수 있고, 기다림의 미덕을 ,베품의 미덕을 배울 수 있다. 결국 난을 가까이 함으로써 자신이 알게 모르게 그 아름다움들이 개인의 심성에 박히어 어느덧 아름다운 성정을 닮아 가기에 집 안에 난화분 하나 놓아 두고 많은 걸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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