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와 글들

12월의 시1

아주나09 2021. 12. 1. 20:57

12월의 詩 - 이해인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을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 소홀히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것을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 가라 옛날이여 "

" 오라 새날이여 "

나를 키우는 모두가

고마운 시간들이여

 

12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12월엔 그대와 나

따뜻한 마음의 꽃씨 한 알

고이고이 심어두기로 해요

찬바람 언 대지

하얀 눈 꽃송이 피어날 때

우리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온 세상 하얗게 피우기로 해요

 

​이해의 꽃도 좋고요

용서의 꽃도 좋겠지요

그늘진 외딴곳

가난에 힘겨운 이웃을 위해

베품의 꽃도 좋고요

나눔의 꽃도 좋겠지요

 

​한 알의 꽃씨가

천 송이의 꽃을 피울 때

우리 사는 이 땅은

웃음꽃 만발하는 행복의 꽃동산

생각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사랑이 될 때

사람이 곧 빛이요 희망이지요

 

​홀로 소유하는 부는 외롭고

함께 나누는 부는 의로울 터

말만 무성한 그런 사랑 말고

진실로 행하는 온정의 손길로

12월엔 그대와 나

예쁜 사랑의 꽃씨 한 알

가슴마다 심어두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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