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엔 내가
-이 해인-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
6월에는 잊도록 하라
-안톤 슈나크-
시냇가에 앉아 보자.
될 수 있으면 너도밤나무 숲 가까이
앉아 보도록 하자.
한쪽 귀로는 여행길 떠나는
시냇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쪽 귀로는 나무 우듬지의 잎사귀
살랑거리는 소리를 들어 보자.
그리고는 모든 걸 잊도록 해 보자.
우리 인간의 어리석음, 질투, 탐욕, 자만심
결국에는 우리 자신마저도, 사랑과 죽음조차도.
포도주의 첫 한 모금을 마시기 전에
사랑스런 여름 구름, 시냇물, 숲과 언덕을 돌아보며
우리들의 건강을 축복하며 건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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